AI Agent, 어디까지 왔을까? — AX를 바라보며

"우리는 정보를 찾지 못해서 뒤처지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너무 많은 정보를 소화하지 못해서 뒤처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회사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보고 있다.
AI 관련 요구사항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은 연구원들이 아니다. 오히려 영업, 사업기획, 운영, IT 같은 비연구 직군들이 더 목마르게 AI를 파고들고 있다.
우리 회사만 봐도 그렇다. 데이터 운영 팀장은 헤르메스를 활용해서 거의 하나의 연구소처럼 운영하고 있다. 사업팀장은 젠스파크를 활용해 스킬과 워크스페이스를 구성하고 사업 분석과 제안서를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만들어낸다. 그리고 나는 과거 개발이 중단되었던 회사 솔루션을 AI의 도움을 받아 다시 뜯어보고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이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다.


Chapter 1. 연구실 밖으로 나온 AI

"기술의 가치는 연구가 끝나는 순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업무를 바꾸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보인다.
사업에서는 AI 관련 요구사항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제안서에는 AI 활용 경험을 요구하고, AI/ML 관련 자격증 보유 여부를 묻고, AI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요구한다. 하지만 실제 연구원들을 보면 의외로 관련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석사, 박사 학위는 있다. 연구 역량도 뛰어나다. 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연구 능력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무엇을 연구했는가"보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 "무엇을 적용할 수 있는가"를 묻기 시작했다.


Chapter 2. AI에 매료된 사람들

"새로운 기술은 먼저 전문가를 놀라게 하고, 그 다음 현업 담당자를 움직인다."

나 역시 최근 몇 달 동안 AI에 꽤 깊게 빠져 있었다. Claude, ChatGPT, MCP, Agent, 로컬 LLM, GPU 서버...
새로운 것이 나오면 바로 설치해보고, 가능하면 업무에 적용해보고, 실패하면 다시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일을 반복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혹사당한 느낌도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있다. 잠깐 쉬어가면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더 크게 보이는 것이 있었다.


Chapter 3. AI의 진짜 문제

"AI의 한계는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인간의 처리 속도일지도 모른다."

AI의 가장 큰 문제는 성능이 아니다. 정보의 양이다.
AI는 너무 많은 정보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매일 새로운 모델이 나오고, 매일 새로운 Agent가 나오고, 매일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나오고, 매일 새로운 활용 사례가 등장한다.
문제는 AI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양과 깊이를 사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기술 트렌드를 놓치면 몇 달 뒤에 알게 되었다. 지금은 몇 주만 놓쳐도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다.
문득 예전에 봤던 기술 흐름들을 떠올려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기억이 나지 않았다.
"MCP가 언제부터 이야기됐더라?"
"Claude Code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더라?"
"Agent라는 단어가 갑자기 왜 이렇게 많아졌지?"
기억은 생각보다 쉽게 흐려진다.


Chapter 4. 기록하기로 했다

"기록은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생각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최근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모든 것을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흐름은 기록해야 한다.
결국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그래서 앞으로는 AI Agent 관련 주요 흐름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거창한 분석은 아니다. 최신 뉴스를 읽고, 직접 써보고, 회사에서 느끼는 변화들을 적어보는 수준이다.
사실 자동화할 수도 있었다. 매일 뉴스를 수집하고 요약해서 블로그에 자동으로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정작 내가 읽지 않는다.
그리고 읽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Chapter 5. 미래의 나를 위한 메모

"가장 좋은 기록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미래의 내가 다시 읽게 될 글이다."

이 기록은 누군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미래의 나를 위한 메모에 가깝다.
몇 달 뒤, 몇 년 뒤,
"그때 AI 시장이 어떻게 변하고 있었지?" 라고 궁금해졌을 때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AI는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지금의 주인공이 내일은 아닐 수도 있고, 지금은 주목받지 못한 기술이 몇 달 뒤 시장을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연재는 정답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변화의 흐름을 기록하려는 시도다.
그리고 오늘이 그 첫 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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